(사설)
정당(政黨)이 병들면 국가(國家)도 병든다!
한나라 문제(文帝)시절에 가의(賈誼)라는 사람은 20세에 최연소 인재로 발탁된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다. 그는 한나라가 굳건히 틀을 잡을 때 큰 공헌을 했는데, 특히 농지의 조세를 반으로 감축하고 만년에는 토지세를 폐지하여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또한 진나라의 악법인 연좌제와 신체에 고문을 가하는 육형을 폐지했다.
그리고 진나라 멸망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위아래의 언로(言路)가 막히면 나라를 망친다’라는 평가를 했다.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통즉불통(通則不通) 불통즉통(不通則痛)’ 이라고 부른다.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즉 정당이든 국가든 언로(言路)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으면, 병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탁월했던 가의라는 인재도 결국, 25세의 나이에 기득권층의 모함을 받았고, 문제(文帝)도 눈이 어두워 그를 좌천시켰다.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황제조차 이런 과오를 범했다는 사실에 역사가들은 통탄했다.
언로(言路)가 보장되지 않는 곳은 병들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여야 정당과 정부를 바라보면, 이런 역사에서 반면교사를 삼지 못하는 듯하다. 내 입에 맞는 말, 아첨하는 말,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려고 한다. 군주가 예(禮)로 신하를 대한다는 것은, 자신의 주관적 감정과 호불호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뜻이며, 설령 나와 맞지 않는 신하라도 인재라면, 존중하고 예우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공자가 예(禮)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흥망이 이런 작은 균열에서 시작되며, 결국은 한 정당이나, 정권의 붕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망하는 길에 접어든다. 이런 때 일수록 냉정하고 현명한 국민의 정치참여가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객관적 위치에 선 국민이라도 저런 어리석음에 동조하지 말아야, 우리 자녀들에게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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