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거리’ 조성 이어 ‘기념관’ 건립
대학동 녹두거리 박종철 하숙집 인근에 ‘1987 박종철 거리’ 조성
‘박종철 기념관’ 내년 상반기 건립 목표로 민관합동추진위원회 구성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최전선에 나섰던 서울대생들이 하숙도 하고, 시위가 끝나면 모여서 토론도 하고, 노래도 불렀던 대학동 녹두거리가 ‘민주주의 성지’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관악구는 지난 2017년 3월 관내 민주주의 자원을 발굴해 마을관광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관악, 민주주의 길을 걷다>가 서울시 ‘서울속 마을여행’ 공모사업에 선정되자 마을관광사업추진단을 구성해 본격 사업을 추진했다.
당초 사업 기획안을 제안한 고시촌 스토리텔링작가클럽하우스 운영자 허경진 감독을 비롯한 마을관광사업추진단은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30주년을 맞이해 박종철 열사를 1차적 사업으로 선정하고 ‘박종철 거리’ 조성에 나섰다.
구청 문화체육과 장호경 과장은 “서울시로부터 5천만 원을 지원받고, 구비 2천만 원을 추가해 관악의 민주주의길 관광 명소화 사업을 시작했다”며, “민간인으로 구성된 추진단과 논의 끝에 박종철 하숙집 근처에 박종철 기념동판을 설치하고, 담장을 쌓아 벽화를 제작하고, 표지판을 설치한 후 1월 14일 추모일에 맞춰 1월 13일 ‘박종철 거리 선포식’을 계획했다”고 경과를 밝혔다.
마을관광사업추진단 허경진 단장은 “관악의 민주주의 길 마을관광코스는 스토리텔링작가들의 관악구 민주주의 자원 발굴 작업에 힘입어 신림사거리부터 서울대까지 10가지 코스가 기획되었다”며, “그 가운데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박종철 추모거리 조성 사업이 관악 민주주의 길 마을관광에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사업이 되었다”고 말했다.
박종철 기념관 건립 천명
유종필 구청장은 지난 1월 13일(토) 오후 2시 박종철 누나, 서울대 민주동문회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박종철 거리 선포식’에서 박종철 기념관 건립 의지를 천명했다.
관악구는 당초 2018년 상반기 사업으로 박종철 거리 내 간판과 도로, 보도블럭을 정비하고, 도로 진입로에 종합안내표지판 설치와 걸게그림 설치 등 추가사업을 계획했지만 박종철 기념관 건립이 발표되면서 사업규모가 확대되었다.
박종철 기념관 건립계획은 유종필 구청장이 갑작스럽게 제안한 것이 아니라 지난 1월 8일(월) ‘관악, 민주주의 길을 걷다’ 마을관광해설사 양성 수료식에서 구청장과의 대화시 제안사항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박종철 기념관 건립 천명은 전국의 공중파방송과 중앙언론의 ‘박종철 거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는 점과 앞으로 관악구민만 아니라 서울시민 나아가 국민들의 명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다만, 박종철 기념관 건립사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과 예산이 더 많이 소요되더라도 신축으로 추진할 것과 박종철 열사만 아니라 관내 민주열사들의 추모의 장이 되고, 과거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민주주의 교육장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3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