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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과 발주나 맹약
기사입력  2015/05/21 [17:27] 최종편집   

▲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징기스칸과 발주나 맹약

 

1203년의 발주나 맹약은 징기스칸의 대업에서 가장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한다. 몽골의 대통합을 위해 싸우다가 양아버지의 배반으로 전쟁에서 패하고 도망한 끝에 도착한 곳이 진흙탕의 발주나 호수라고 한다. 그때 남은 병사는 겨우 19명이었고, 그들 앞에서 징기스칸은 이렇게 연설했다고 한다. “나로 하여금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업을 이룩하도록 도와주소서.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이 모든 사람들을 기억하소서. 만일 내가 이 말을 어기면 이 흙탕물처럼 되게 하소서”라고 하면서 그들은 ‘신의와 충성’을 맹세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19명은 무슬림, 불교도, 기독교인으로 종교도 서로 달랐고, 몽골족이라고는 친동생 카사르 뿐이었다. 종교와 민족도 다르지만 뜻을 함께하는 동지가 된 것이다.


그 후 징기스칸은 씨족이나 혈족중심사회가 아니라 능력과 신의에 따라 등용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했으며, 적이라 할지라도 패배하고 충성을 다짐할 경우 노예가 아니라 대등한 시민으로 대우했을 뿐 아니라 관직의 임용에서도 차별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쟁이 끝나면 고아 중 한 명을 양자로 삼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그의 어머니가 맡아서 양육하게 했다. 그래서 그의 군대는 전쟁이 끝나면 오히려 군대의 숫자가 늘어나서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징기스칸은 부하들과 진흙탕이 섞인 물을 함께 마셨다고 한다. 먹고 마시고, 잠자고 대화하는데 있어서 특권을 거절하고, 동일한 위치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의 몽골이라는 나라가 강대국이 아니다 보니, 징기스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 그가 유럽 전체에 끼친 엄청난 영향과 변화에 대해서도 간과한 경향이 있었다. 알렉산더 대왕이나 로마가 차지한 영토보다 더 넓은 지역을 점령했던 아시아의 인물이었지만 서양우월주의에 매몰되어 관심조차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강대국은 우연히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1000년 이상 유럽의 종교, 정치, 경제, 문화,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로마가 거대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비밀 중에 하나도 ‘로마 시민권과 포용의 정치’였다고 할 수 있다.


로마가 이탈리아반도에서 부족국가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싸웠던 삼니움족은 무려 40년을 버티었다. 얼마나 치열하고 지루한 전투였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로마는 패배한 삼니움족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여 노예가 아니라 시민으로 대우했다. 그 후 20년 뒤에서는 삼니움족 출신의 평민 크라수스를 집정관으로 선출하여 카르타고와의 전투에 사령관으로 내보냈다. 로마가 유럽을 지배할 수 있었던 위대한 포용의 실재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다. 카르타고의 영웅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는 전략으로 로마를 파멸시키려고 했지만, 과거 로마에 패배했던 주변의 부족국가들은 칸나이전투로 파멸직전에 빠진 로마를 결코 배반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 부족국가의 일원이 아니라, 로마의 시민으로 거듭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 새정치민주연합을 바라보면서 로마와 몽골의 지도자들이 떠올랐다. 로마는 본래 여러개 부족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오랜 전투를 통해 하나씩 통합해 갔다. 그리고 통합된 이후에 어려움이 왔을 때도 로마를 배반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역시 ‘연합’이라는 말속에 자발적이든 아니든 여러 집단이나 계파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권을 잡은 지도자가 ‘관용과 포용의 진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면, 위기가 오면 분열의 조짐을 보이게 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이라는 것을 자부심과 긍지로 삼을 수 있도록 만들지 못한다면 강한 정당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생각을 요약하면, ‘첫째,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심을 너무 모른다. 둘째, 패배 원인에 대해 정직하게 인정하지 않고 있다. 셋째,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다. 길게 이야기할 것도 없이 눈앞의 이익에 전전긍긍하면서 수권 정당을 꿈꾸는 이율배반적 부조화를 국민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한참 멀었다고 본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야성(野性)’과 ‘국민들이 기대하는 야성(野性)’사이의 엄청난 간극을 모른다.


산업은 최첨단을 향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해 가는데, 90년대 학생운동권 투쟁방식에 매몰된 구닥다리 보수(?)에 누가 박수를 보낼 수 있겠는가? 경제를 풀어내기 위한 정책이나 대안제시에서 낡은 구시대적 틀에 빠져 있으면서 자신들만 모르고 있다. 27년 만에 관악을에서 여권후보가 당선된 것을 ‘정동영후보’의 표 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내년 선거도 기약하기 힘들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도 김희철 후보가 28%로, 정동영 후보의 20%보다 더 많이 획득했지만 여권후보를 따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혈연, 학연이나 지역 등의 연고를 따라 투표해서는 나라가 망하겠다는 것을 국민들이 뼈저리게 학습하여 진화하고 있는데 정치인들만 과거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중요하다는 등소평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혼란의 시기 몽골에서 영웅 징기스칸이 나타난 것처럼, 시대를 앞질러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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