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저널

광고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호별보기 로그인 회원가입
컬럼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컬럼 > 선거일기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후보의 종교
유종필의 선거일기(9)
기사입력  2014/12/29 [19:33] 최종편집   
▲유종필의 선거일기(9)

 

후보의 종교

유종필의 선거일기(9)

 

“교회 다니세요? 우리 교회 오면 찍어줄게요.” 대로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는 할머니들이 말을 걸어왔다. 뙤약볕 아래 얼굴 주름살이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표정은 평화롭다. 저 연세에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말없이 웃으면서 명함과 전도지를 교환했다.


교회 다니냐는 질문을 받으면 언제나 대답이 망설여진다.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안 다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성당도, 절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나는 어느 종교의 신자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종교의 가치를 인정하고, 알려고, 노력하고, 늘 조금씩 공부한다. 교회나 사찰에 자주 들르고 성당이나 원불교 교당에도 들른다. 성경을 사무실과 집에 두고 가끔씩 찾아 읽는다. 불경은 대학 시절 통독했다. 그렇다고 교리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다. 대충 알거나 또는 모르거나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  선거운동 기간 주민들과 만나는 장면



나는 정치권에 오기 이전부터 종교 편력이 있었다. 자연스레 다양한 종교와 인연을 맺었는데, 자랑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지평을 넓히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종교에 목숨 거는 일이 많았고, 지금도 종교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도대체 종교가 무엇이기에 목숨까지 거는 것일까? 대학 다닐 때 이런 의문이 종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젊은 시절 여러 종교를 거친 것은 영적 방황이라기보다 지적 호기심의 발로였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표와 연관시켜서 본다.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문전걸식하듯이 표를 보고 이 종교 저 종교 무분별하게 찾아다니지는 않으려고 한다. 지역 목민관을 하다 보니 목사님들이나 신부님들, 스님들, 또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자연스레 사귀게 되면서 공식 행사 또는 개별 초청을 받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은 마음이 내켜 스스로 찾아가 차 한 잔 마시면서 좋은 말씀을 듣기도 한다.


내가 경험한 모든 종교의 교리는 참 사유가 깊고, 어느 종교의 지도자라도 존경스럽다.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되고 진심으로 그분들이 좋아진다. 그러나 내가 어느 종교의 신자도 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종교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결단에 의해 믿는 것인데, 나는 늘 이성적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이어령 교수는 저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수십 년 간 종교에 대한 이성적 비판을 해왔는데 중병에 걸린 딸의 간청에 의해 절대자를 영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아직 영성(靈性)에 이르지 못하고 지성의 단계에 있다. 앞으로 영성에 이르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낮은 자리에서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가끔씩 참여하는 종교 행사가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초심 유지, 도덕적 타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종교의 역할은 매우 크다. 정글 자본주의 하에서 황폐해진 정신세계를 어루만져주고 경제적 약자들을 보살펴준다. 모든 종교는 사랑과 자비, 감사, 평등, 용서를 말한다. ‘예수님과 부처님의 가장 큰 차이는 헤어스타일’이라는 우스개가 있다.


모든 종교가 다름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포용하고 상생하면서 유한한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에게 위안과 행복을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

 

유종필 구청장
2014년 5월 30일(금) 공식 선거운동 9일째

재창간 229호

ⓒ 관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미투데이 미투데이 페이스북 페이스북 요즘 요즘 공감 공감 카카오톡 카카오톡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주간베스트 TOP10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44길 35 대표전화 : 02-889-4404ㅣ 팩스 : 02-889-5614
Copyright ⓒ 2013 관악저널.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linuxwave.ne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