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명문고교로 자리를 굳힌 광신고등학교(교장 전용해)가 금년 대학입시 결과 서울대 9명, 포항공대 1명이 진학하고, 연대, 고대 상위권을 비롯해 중하위권 대학진학률이 크게 높아져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광신고등학교는 지난 87년 사학재단 광신학원이 관내 신림10동으로 이전하면서 신설되었다. 설립 당시부터 교사들을 공채로 선발하여 주목받기 시작해 서울대에 한해 18명까지 진학시키는 등 대학입시 우수고교로 주목되어왔다.
그러나 광신고가 남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바뀌고 졸업생이 배출되는 첫 해였던 작년에는 서울대에 2명뿐이 진학하지 못하는 등 대입결과가 저조하여 한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금년 입시에서는 광신 명예회복을 위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똘똘 뭉쳐 노력한 결과 지난해 부진을 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구는 서울대가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 진학률이 상당히 열악하여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타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등 서울시에서 교육여건이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신림10동 광신고교가 명문고교로 알려지면서 광신고교에 입학하기 위해 타지역 학부모들로부터 가거주, 가주소가 난립하고, 직접 이사를 감행하는 경우도 많아져 인근 아파트 전세값이 폭등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신고등학교가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진학률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용해 광신고 교장은 먼저 "남학생 300명 중 전체 3%에 해당하는 9명이 서울대에 진학한 것은 서울시내 어느 단위학교와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하는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고 평가하고 "특히 광신고는 강남지역에 있는 대부분 고등학교가 고3 2학기부터 오후 2∼3시가 되면 학원에 가기 위해 텅 비어버리는 것과 달리, 학교에서 밤 10시 넘어서까지 책임지고 교육시킨 결과"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전용해 교장은 "광신고는 고1부터 고3까지 3년간 이른 아침부터 저녁 9시 이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교사와 학생이 하나가 되어 공부해왔다. 우리는 공부 잘하는 상위그룹만 아니라 중·하위그룹 학생 전체를 끌어안고 3년간 최선을 다해 집중투자하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프로그램만 잘 따라하면 대학 입학할 수 있다는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고 자랑했다. .
덧붙여 서울대 등 상위권 진학률을 높일 수 있는 비법에 대해 "현재와 같은 절대평가 하에서는 경쟁을 안 시키면 경쟁력이 뒤쳐지기 때문에 매 시험마다 경쟁시켜 우수반을 재편성하고, 교사가 교재를 재구성하여 난이도가 높은 문제로 특별관리하고 있다. 또한 외부강사를 도입해 면접지도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부분 중·고등학교나 학부모가 대학입시준비를 이유로 독서교육을 배제하고 있는 것과 달리 광신고는 매년 도서구입비로 전체 예산의 5% 이상을 편성하여 풍부한 장서를 구비하고, 학생수만큼 일괄 대출하여 학급문고에 비치하도록 해 학생들이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전용해 교장은 "암기위주 교육이 잘못되었다고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독서교육을 특별히 권장하고 있다. 21세기를 선도할 힘은 바로 독서의 양이다. 독서야말로 학력을 높여주고 잡념을 없애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며, 또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하고 독서교육을 위해 "전체 교사들이 추천도서 목록표를 작성하고 매년 책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독서노트작성, 독후감대회, 독서경시대회 등을 실시하여 독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광신고는 입시 지도에 중점을 두는 것 못지않게 독서를 적극 장려할 뿐만 아니라 매년 2회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전 교장은 "청소년들이 넓은 세상을 보고 진짜 산지식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한다.
결국, 광신고가 서울시내에서 명문고교로 떠오른 것은 이러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빈틈없이 짜여진 학교 교육프로그램과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이를 믿고 따르는 학생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광신고 전용해 교장선생님
전용해 교장은 광신고에 와서 제일 먼저 학생복지에 눈을 돌렸다. 학교 내 교실 조도개선은 물론 에어콘 설치 그리고 난곡길 가로등 설치와 화장실 개선를 위해 교육청이고 관악구청이고 뛰어다닌 결과 어느 정도 완료되었다. 앞으로는 선생님들 복지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전 교장은 학내문제로 어려운 상황에 있던 광신고에 교장으로 와서 선생님들을 하나로 묶는 것, 통일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결국 해냈다. 그 결과 교사들 마음이 하나가 되어 밤 10시, 11시까지 남아서 학생들과 함께 등불을 밝히게 되었다.
전용해 교장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 교장은 공교육이 제대로 가려면 ▲대학졸업정원제가 빨리 도입되어 입학은 자유롭지만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시키지 않는 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절대평가에 의한 내신반영 대신 상대평가 방법으로 개선해야 하며 ▲자립형사립학교를 인정하고 ▲학생 선발권을 학교에게 주고 사립학교 등록금을 자율화시켜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