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의 건수 올리기식 주차단속으로 주민들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악구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주차단속에 대한 민원이 전체 게시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달 초 신대방동의 한 주민은 운전 중 당곡사거리 근처에 잠시 주차하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그 동안 불법주차 스티커가 붙었다. 그 새 견인차 운전자가 와 차 문을 열려하자 이 주민은 이를 저지했다. 결국 이 주민과 견인차 운전자 사이에 욕설과 주먹이 오가는 싸움이 벌어지고 말았다.
신림5동의 한 주민은 "단5분 주차를 잘못해 주차위반 범칙금 5만원, 견인비 4만원 견인후 주차비 4천원 등 10만원 가량을 날렸다"며 "중학생 아들 한달치 학원비를 날린 셈"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관악구의 주차 위반 단속이 강화된 것은 지난달 홍제동 화재 참사 이후.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소방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소방차 진입을 가로막았던 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악구의 주차단속은 소방도로 불법주차 등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불법주차에 중점을 둔 것은 아닌 듯 하다. 단속 실적을 올리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리한 주차 딱지를 떼는 데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물론 불법주차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관악구의 주차공간과 시설은 타구에 비해서도 열악한 현실임을 감안해야 한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상태에서의 일방적 단속을 피하면 주민들의 불만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서는 "재수가 없어서" 단속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운전자가 대부분 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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