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Z세대의 자녀와 어떻게 대화할까?
1997-201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고 한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마도 50대 초중반일 것이다. 모두는 아니라고 해도, 일부는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는 인색하고 절약해도, 자녀들을 향해서는 아낌없이 퍼주고 지원하려고 한다. 자녀들에게 경제적 궁핍의 어두운 면을 경험시켜주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양육한 아이들이 어느 날, 부모와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자기가 먹으려고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 과자를 엄마가 손을 댔다는 이유다. 평소 고분고분하던 자녀가 정색을 하면서, 어떻게 ‘내 과자’를 내 허락도 없이 먹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따진다. “아니...나는 너를 위해, 내 모든 것을 기꺼이 주었건만, 너는 과자 하나로 눈에 쌍심지를 켜고 대들다니...” 엄마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에,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녀와 싸운다. 심한 엄마는 ‘너도 내 물건에 손대지마!’라고 하면서, 대응하기도 한다. Z세대를 둔 가정에서는 이런 비슷한 일이 자주 벌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Z세대 청소년들이 자기의 입지를 다지는 자연스런 과정인 것이다. 자녀들은 자신이 고유한 존재라는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며, 스스로에게도 증명하고 싶어한다. 눈높이를 낮춘다는 것은, 그런 청소년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전제하에 대응하는 것이다. 자녀가 허락 없이 자신의 물건에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정중하게 허락을 구하는 태도를 취하는 게 좋다. “내가 네 나이었을 때는..” 등의 이야기로 기를 죽이거나 제압해서는 안된다. 진심으로 자녀를 존중하는 말과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런 말을 한다고, 다 싸가지 없는 아이들이 아니다. 그들에게도 이성과 나름의 도덕률이 존재한다. 진심으로 그들을 존중해주면, 자녀들도 부모를 존중하게 된다. 자녀가 당신에게 상처를 준다고,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기 전에 감정적 응어리가 없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 즉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과도하게 방어적으로 구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작은 갈등이 깊은 상처로 서로에게 건너기 힘든 강을 만들 수 있다. 부모가 자녀와 전쟁을 한다면 누구도 승자는 없다. 교육학자들은 ‘협력적 문제 해결하기’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50대 초중반의 부모들은 어떤 세대보다 낀 세대로 가정과 직장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정에서조차 자녀와 전쟁을 벌인다면, 내상이 너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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