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드 표면 위성사진. 왼쪽은 2012년 7월 8일 사진이고, 오른쪽은 7월 12일 사진이다. 흰색은 얼음이고, 분홍색 지역은 얼음이 녹은 곳이다. 불과 4일 만에 빙상 표면적의 97%가 녹아서 슬러지로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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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
그린랜드, 남극 빙하의 해빙과 해수면 상승(1)
급속히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과 미해양대기청(NOAA, 노아)은 매년 초에 지구기후보고서를 내고 있다. 위 기관들은 올해 2월 6일에 낸 보고서에서 2018년 지구의 평균기온이 139년 동안의 기온 측정 기록 중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고 발표했다. 가장 더웠던 5개 년도는 최근 5년간이고, 2001년부터 18년간이 가장 더웠던 19개 년도에 포함되어 있다. 최근의 가파른 기온상승은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의 결과이자, 다가올 온난화의 예고편이다.
영국 기상청은 향후 5년간의 기온을 예측하면서 ‘가장 더웠던 5년’의 랭킹이 계속 업데이트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기후보고서 작성을 이끌고 있는 나사의 개빈 슈미트 박사는 “우리는 더 이상 지구온난화가 미래에 닥칠 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미해양대기청의 지구기후보고서를 들여다보자.
위 기관은 1880년부터 2018년까지의 각 연도별 지구의 평균기온 기록을 갖고 있는데, 그 중 상위 5개의 기록은 다음 표와 같다. 표 우측의 ‘편차’란, 20세기 평균기온과의 차이를 뜻한다. 2018년의 기온은 20세기 평균기온보다 0.79℃ 높았다.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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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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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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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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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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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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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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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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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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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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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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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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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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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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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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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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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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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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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19세기 후반(1880년부터 1900년까지)의 평균과 비교해 보면 0.97℃ 높았다. 기온이 상승하면 지표면과 해수의 온도가 올라가고, 대륙빙하가 녹는다.
그린랜드, 남극 빙하의 해빙과 해수면 상승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은 2019년 1월 30일 지구인들에게 충격적인 뉴스를 전했다. 나사 소속 연구원 밀리요 박사가 이끄는 남극 빙하 조사팀은 남극 서쪽지역 스웨이트 빙하 하단에 높이가 300m, 넓이가 맨하탄의 2/3 정도 되는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 구멍으로 인해 구멍 상단의 빙하가 무너질 것이고, 지지대를 잃은 대륙빙하가 바다로 미끄러져 내려가면 해수면을 2.4 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가디언>지와 미국의 <뉴욕 타임즈>지는 위 조사팀과 인터뷰한 기사를 냈고, 대한민국의 일간지들도 <가디언>지를 인용하며 위 소식을 보도했다. <가디언>지는 그 불과 며칠 전에 그린랜드 빙하가 최근 10년 동안 종전보다 4배나 빨리 사라지고 있다는 과학계의 보고를 전한 바가 있다. 위 두 뉴스의 공통점은 그린랜드와 남극의 빙하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것이다.
북극 빙하는 바다에 떠 있기 때문에 얼음이 녹더라도 해수면의 높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그린랜드와 남극에 있는 대륙빙하의 해빙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린랜드 빙하가 전부 녹을 경우에 해수면은 7m 상승하고, 남극 빙하가 전부 녹으면 해수면은 70m 상승한다. 해수면 상승은 투발루와 같은 섬 국가들뿐만 아니라,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는 전 세계의 유수한 도시들과 항구들, 네델란드,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지대 국가들, 강 하구의 삼각주 농경지를 위협한다. 해수면 상승은 지구온난화가 초래하는 중대한 위협 중 하나이다.
대륙빙하의 거의 대부분은 그린랜드와 남극에 소재하고 있고, 1% 가량이 히말라야, 알프스, 킬리만자로, 안데스와 같은 내륙에 분포되어 있다. 해수면은 20세기 동안 16cm 상승했고, 이를 주도한 것은 해양의 열팽창이었으나, 21세기에는 그린랜드와 남극 빙하의 해빙이 해수면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21세기에 해수면이 30cm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는데, 그린랜드와 남극 빙상이 이와 같이 급속히 녹는다면 인류는 또다시 ‘노아의 홍수’를 겪어야 할지 모른다. 이에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대륙빙하의 해빙과 해수면 상승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매해 여름 그린랜드 빙상의 표면에 거대한 강이 형성되어, 융해수는 빠른 속도로 바다로 이동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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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랜드 빙상의 해빙
학창시절 세계지리를 배우면서 그린랜드라는 지명에 의문을 품은 기억이 있다. 그린랜드(Greenland)라는 말의 뜻은 ‘녹색의 땅’일진대, 지도를 펼쳐 보면 푸른 초원은커녕 거의 전부가 흰색 얼음이다. 실제와 다른 명칭이 붙은 연유는 이렇다. 바이킹 족은 11세기 무렵에 그린랜드를 정복하여 문명을 세우고자 했는데, 남쪽 해안가 일부만이 농경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얼음으로 뒤덮인 척박한 땅이었다.
바이킹 대장은 아이슬란드 본토민의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서 꾀를 내어 ‘그린랜드’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이른바 ‘분양 사기’이고, 허위·과장 광고 행위로서 형사처벌 대상이다. 바이킹이 그린랜드에 세운 문명은 그 문명의 기반인 녹지를 지속불가능하게 관리하면서 녹지가 황폐화하게 돼 결국 붕괴되었다. 이후에는 원주민인 이누이트 족 57,000명이 그린랜드를 지키고 있다.
그린랜드의 면적은 한반도의 10배로서 그 85%가 빙상(Ice sheet 육지에 자리 잡은 얼음덩어리)으로 덮여 있다. 빙상의 최대 두께는 3km, 얼음의 양은 285만km로서, 전부 녹으면 해수면의 높이를 7m 올릴 수 있는 양이다. 근래에 그린랜드의 기온은 20세기 평균치에 비해서 여름철에는 5℃ 상승했고, 겨울철에는 2℃ 상승했다. 그린랜드의 빙상은 따뜻해진 공기와 해수에 의해서 급속히 녹아내리고 있다.
그린랜드 빙상이 지구의 기온 상승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부터 시작해 보자. 북극 지역의 기온이 유례없이 높았던 2012년 여름, 그린랜드 빙상의 상부 표면 97%가 녹아서 며칠 동안 질벅거리는 얼음 슬러지로 되었다. 빙상 위에서 야영하던 과학자들이 텐트 밖으로 나가자 부드러운 눈 속에 무릎까지 빠졌다.
평평한 흰색 빙상표면 위에 푸른색 물웅덩이들이 생겨났다. 융해수(빙하가 녹은 물)는 개천을 이루고, 개천이 모여들어 강처럼 큰 물줄기를 형성해 바다로 향했다. 융해수는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을 타고 빙상 밑바닥으로 흘러내렸다. 7월 14일에 다시 결빙이 되긴 했으나, 며칠 간 빙상에서 쏟아진 물은 해수면을 1mm 이상 높였다. 이 사건이 진행되던 기간 동안 빙상 표면의 기온은 평소보다 단지 1℃ 정도 높았을 뿐이다. 그린랜드 빙상이 기온 상승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히 드러난 것이다.(▶다음 호에 계속)
이치선 기후변화대응 에너지전환 협동조합
재창간 32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