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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위기 어떻게 볼 것인가?
기사입력  2018/03/23 [16:26] 최종편집   

 

▲김대호 소장

(시사칼럼)

한국GM위기 어떻게 볼 것인가?

 

산업·기업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장사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데서 온다. 가격, 기술력, 제품력, 마케팅력 등의 문제로 인해 판매가 저조하거나, 비용(원가) 구조가 나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위기의 원천은 산업·기업의 중장기적 미래 가치와 투자 가치에 대한 회의(懷疑).

한국GM이 가장 잘 나가던 2007년은 가동율이 100%를 넘었는데, 매출원가율은 84.8%에 달했고, 영업이익율은 4.3%에 불과했다. 가동율 80% 수준을 유지했던 2011~2013년에도 매출원가율은 90% 내외, 영업이익율은 2% 수준이었다. 가동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2015년 매출원가율은 96.4%로 치솟고 영업이익률은 -5.8%로 추락했다.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한 2016년에도 매출원가율은 93.0%, 영업이익율은 -4.2%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GM의 비용(원가) 구조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진이 박하고 고정비가 높다는 얘기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생산성에 비해 너무나 높고, 시장의 변화부침과 완전히 따로 노는 경직된 고용임금 체계다.

 

한국CXO연구소의 '한국GM 인건비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GM 직원 1인당 인건비는 20106,090만 원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6년 현재 8,870만 원(총액 13898억 원)으로 6년 동안 45.6%가 올랐다.

급격한 임금 인상, 생산성에 비해 너무 높은 임금, 인력사업 구조조정의 어려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급변기의 정부의 굼뜨고 시대착오적인 대응 등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공유하는 문제다. 한국GM 특유의 높은 매출원가율과 고정비는 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차종의 문제, 가동율 저하, 높은 이전가격(관련 기업 사이에 원재료·제품 및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가격) 등이 삼중사중으로 중첩돼 있다.

당연히 한국GM의 문제가 좀 더 심각하지만, 위기의 뿌리를 파헤쳐 보면 현대기아차 역시 이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광주를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 하에 노사정(광주시민)의 합의로 연봉 4000만 원대 수준으로 자동차 조립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생각(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피력한 적이 있다. 물론 노조로서는 결사반대 할 일이다. 기업도 향후 급격한 임금인상 리스크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궁즉통이라고 5월까지 폐쇄하기로 한 군산공장을 군산시와 야심찬 기업·금융 컨소시엄이 저렴하게 인수하여 광주형 일자리 모델과 비슷한 군산형 일자리 모델을 도입하고, 인력을 슬림화해 군산공장에서 생산해 온 크루즈와 올란도 위탁 생산을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장만 저렴하게 인수한다면 연간 3만 대 내지 5만 대를 생산해도 이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차량 공유문화 등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테슬러 등 새로운 완성차 생산업체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자동차 연구개발 및 부품 산업 기반이 튼실한 한국도 이런 추세가 비껴 갈 리 없다. 내연기관 엔진과 변속기 등이 사라지면 자동차 산업의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은 사실상 죽었지만, 죽어서 부활하는 방법도 있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격변기인데다 한국은 튼실한 부품·소재 산업과 연구개발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군산공장의 운명도 한국GM의 운명도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국GM처럼 능력 있는 연구개발센터를 가진 글로벌 기업의 자회사는 영업이익률만이 존폐의 기준이 아니다. 재무제표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글로벌 GM에 대한 기여도' 등 외부효과가 크다. 단적으로 유럽GM의 핵인 독일 오펠의 경우 최근 17년 동안 흑자를 낸 적이 거의 없지만, GM은 살려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다가 끝내 매각으로 결론을 내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펠 매각으로 인해 연구개발 기능과 부품 산업 기반이 튼실한 한국GM의 위상은 더 올라간 측면이 있다.

GM이 한국GM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증거는 많다. 지난 38GM이 한국GM에 빌려줬던 차입금 (27억 달러: 29천억 원)을 출자 전환하고, 제품 출시·생산에 필요한 신규 투자 금액(28억 달러: 3조원) GM의 몫(한국GM GM 본사 지분은 76%)GM이 조달하며, 2개의 신차를 배정 한다 등의 입장을 밝힌 것이 그 하나의 예다.

GM군산공장 사태의 본질이 한국GM의 위기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국GM 위기가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자동차산업의 위기이자, 한국의 명줄인 주력산업의 위기이자, ‘87년 체제’(철학, 가치, 정책, 정치리더십)가 통할하는 한국경제와 사회의 총체적 파탄 징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미증유의 위기를 탈피하는 것은 87년 체제가 통할해온 정치·경제·사회·문화를 혁신하는 것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재창간 3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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