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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지하방·옥탑방 전수조사를 해보니…
(유종필의 관악소리)
기사입력  2017/11/20 [20:18] 최종편집   

 

▲유종필 구청장


(
유종필의 관악소리)

전국 최초 지하방·옥탑방 전수조사를 해보니

 

나무는 큰 나무, 작은 나무, 결함 많은 나무, 가지 부러진 나무도 있지만, 숲은 모든 결함까지도 다 품어서 숲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숲은 나무의 완성입니다.” (신영복 교수)

관악구가 전국 최초로 체계적으로 실시한 지하방·옥탑방 전수조사는 따뜻한 관악의 숲을 만들기 위한 몸짓이었다.

아기하고 둘이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은천동 주민센터의 복지플래너 강인화 주무관이 지하방을 찾아 상담을 시작하려 하자 아기의 할머니는 간절한 하소연부터 했다. 낡은 연립주택의 지하는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 내려가 본 것이다. 냉장고나 세탁기는 물론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데다 곰팡이가 잔뜩 낀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세 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아이가 생후 1개월 되던 때 엄마 아빠는 연락도 끊기고불쌍한 아이를 버릴 수 없잖아요.” 엄마 노릇하는 할머니는 공공근로도 종료되고 우선은 실업급여로 근근이 살지만, 당뇨에다 무릎관절이 아파 일하기도 힘든 실정이었다.

주민센터의 다른 복지플래너들과 긴급 사례회의를 열어 생계를 위한 맞춤형급여를 신청하고 주거환경개선 지원을 했다. 당장 급한 대로 생필품과 냉장고를 마련해주고, 가정위탁아동 신청과 디딤돌씨앗통장 개설을 안내했다. 곧바로 맞춤형급여가 책정되어 생계비를 지원받고, 의료급여 혜택으로 당뇨 치료를 받게 되었다. 또한 가정위탁아동 전세임대 신청을 통해 임대주택 이사를 앞두고 있다. 강 주무관은 처음 이 가정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낯설고 두렵기까지 했지만, 지금 해맑게 웃는 아이 얼굴을 보면 두 발로 찾아가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토대로 1,381 가구에 대해 기초생활보장, 차상위의료, 차상위장애인, 긴급지원 등의 공적지원을 신규로 했고, 2,691 가구에는 신속한 현금·현물 지원을 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지원 대상인 줄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로 확인되었다. 복지 사각지대가 많다는 이야기다. 현재 지원 대상인데도 과거에 신청했다 제외된 경험 때문에 여전히 아닌 줄로 잘못 알거나 그릇된 소문을 믿고 신청을 아예 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사회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으로 인한 은둔형 가구도 적지 않다. 민관합동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지역사회 복지생태계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도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참여한 주민들은 모든 주민이 복지의 수혜자임과 동시에 제공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며 가슴 뿌듯해 했다. 이번 사업의 성공 사례를 <희망을 나누는 관악 이야기>라는 책자에 담아 전국에 전파했다.

20167월부터 서울시 지원을 받아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일명 찾동) 사업을 하면서 21개 동의 주민센터를 상담하기 좋은 형태로 리모델링을 하고, 각 동마다 3~8명의 사회복지 공무원과 1명의 방문간호사를 새로 채용하여 배치했다. 65세 도래자와 출산가정, 위기가정에 대해 복지플래너가 지역별 책임구역을 정하여 지속적으로 방문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복지종합상담관의 원스톱 심층상담을 통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숨은 복지대상자를 적극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다. 한마디로, 앉아서 기다리는 대신 복지 대상자들을 찾아가서 보살핀다는 취지. 그러나 이렇게 해도 빈틈은 있게 마련이다.

 

2017년 초 동 업무보고를 받는데, 남현동에서 지하방 전수조사를 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나는 순간 이거다하며 무릎을 쳤다. 이것을 구 전체로 확대하도록 곧바로 지시했다. 관악구 전체에 지하방이 28천여 세대, 옥탑방은 12백여 세대나 된다. 옥탑방은 불법이라 통계도 존재하지 않지만 발로 뛰어 찾아낸 수치다. 주거는 누구에게나 생활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에 주거 취약계층 중에 진정으로 보살펴야 할 대상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하여 지하방·옥탑방 전수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민관합동으로 1,073명이 대대적으로 참여한 것도 주효했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279명이 앞장서고 각 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과 통·반장, 직능단체 회원, 자원봉사 상담가 등 주민 794명이 참여했다. 낮 시간의 부재,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 보안시스템 등 숱한 장애 요인이 있었지만 민간 분야의 적극적 협력이 있었기에 뚫어낼 수 있었다. 구청장도 직접 몇 곳을 방문하여 조사에 앞장섬으로써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주었다. 부재중인 가구에는 상담 안내문(전화번호 포함)을 두 차례 이상 부착하고 전화나 통·반장의 방문 등 최선을 다해 접촉을 시도한 것도 효과가 컸다. 이렇게 성의를 다했기 때문에 무려 5,394(전체의 18.3%) 가구에 대한 상담을 끌어내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재창간 2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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