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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자원봉사도시'로 거듭나다
기사입력  2017/09/22 [17:56] 최종편집   

 

▲유종필 구청장

(유종필의관악소리)
'365
자원봉사도시'로 거듭나다 
 
자원봉사자들이 자살을 준비하던 할아버지를 구했다니 무슨 이야기일까? ‘사랑의 손이라는 봉사회의 회원들이 홀로 사는 할아버지를 찾아가보니 집안이 엉망진창이었다. 가스레인지, 싱크대 등 가재도구는 너덜거렸고, 아무렇게나 어질러진 세간 사이로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아무리 독거노인의 거처라 해도 너무한 것 같았다. 봉사자 6명이 청소와 정리를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세 시간 정도. 전혀 다른 집으로 변신 성공.

봉사를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청소 중에 “TV 밑에 있는 병은 손대지 마라고 했던 할아버지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동주민센터에 특별히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주민센터의 담당공무원이 자주 찾아뵙고 안부를 여쭙곤 했는데, 세 번째 방문 때 할아버지가 털어놓았다. “사실은 말이야. 3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올 때부터 죽음을 준비했어. 제초제를 한 병 구해다 놓은 거야. 그런데 집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니 이렇게 행복할 수 없어. 이제 살맛이 나. 봉사자들이 참 고마워.”

할아버지는 시각장애 1등급인데다 몸도 여기저기 아프고 할머니와 사실상의 이혼인데 인정되지 않아 복지 혜택도 못 받고, 복잡한 가정사가 얽혀서 삶의 의욕을 잃은 상태. 집안정리와 긴급지원 등 챙겨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포기했던 삶의 동력을 다시 찾았다는 이야기다.

▲ 옷정리자원봉사 장면

나의 발을 씻겨주면 내 손이 깨끗해지고, 남을 안아주면 내 가슴도 따뜻해진다. 내 손발을 움직여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 남도 행복해지고 나 자신도 행복해지는 것이 자원봉사의 원리이다. 자원봉사 능력을 갖춘 사람은 많다. 잠자는 자원봉사 유전자를 일깨워 동기 부여를 하고, 이런 인적 자원을 조직화하고 훈련시켜 수요자에게 연결하는 것은 구청의 역할이다. 어떻게 하면 자원봉사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우선 관주도를 민관협력 체제로 전환했다. 자원봉사라는 게 주민들과 함께 얼싸절싸하는 일이라서 공무원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판단했다. 민간기관 위탁도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유능한 민간인을 센터장으로 영입하고 공무원들을 배치하여 민관협력 체제로 개편했다. 다음으로, 센터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기존 낙성대동 주민센터에 자리 잡고 있던 센터를 구청 청사로 이전하기로 했다.

그곳에 자리한 영어카페를 영어마을로 이전토록 했더니 수십 명의 이용자들이 몰려와 항의했다. 그들에게 다음 요지로 말했다. “여러분들은 먹고살 만큼 살고 배울 만큼 배운 분들 아닙니까? 자원봉사는 수많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니 여러분들께서 양보해주십시오.” 이랬더니 순순히 양보하겠다고 하면서 일어서는 게 아닌가.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센터를 구청 청사로 이전하니 자원봉사 활동가들이 크게 기뻐했다.

201571. 취임 5돌 기념식 대신 구청 광장에서 ‘365 자원봉사도시선포식을 했다. 1365일 내내 사람의 체온 36.5도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봉사한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봉사자들에게 자긍심을 부여하고 붐을 일으키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2016년 기준 등록봉사자는 104,218명으로 2010년 대비 두 배 이상(204%), 활동봉사자는 20,654명으로 두 배 가까이(197%) 늘었고, 활동건수는 110,210건으로 240%, 봉사시간은 369,726시간으로 258%로 증가했다. 봉사의 종류도 실로 다양하다.

청소와 수납정리, 빨래, ·미용, 발마사지, 수지침, 도배,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식요리, 행사장 꾸미기, 기타 재능기부 등등. 연간 36.5시간 이상 활동하는 우수자원봉사자는 5,903명에 이르며, 이들에게 5~ 30%의 할인 혜택을 주는 좋은 이웃 가게394개나 된다. 식당이나 이·미용실, 정육점, 반려동물 숍 등 각종 가게, 병원 등 업종도 가지가지. 구립체육센터와 구립주차장에서도 할인 제도를 적용, 노고에 대한 인정감을 부여해준다. 또한 자원봉사평생대학을 운영하여 봉사자들로 하여금 이론과 실습을 겸비토록 하고 있다.

관악의 자원봉사는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과 사회봉사대상,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서울시민이 투표로 뽑은 우수행정 1위 등 수많은 수상을 했으며, 해외에도 소개될 정도. 많은 자치단체와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온다. 이 모든 것은 각 동의 자원봉사캠프장과 활동가를 비롯한 한 분 한 분 봉사자들의 공로이다. 행자부 기준으로 자원봉사의 경제적 가치는 시간당 24,495. 관악구의 연간 환산액은 90억여 원. 그러나 자원봉사는 경제적 가치 이상의 가치가 있다. 나의 따뜻한 가슴과 하나밖에 없는 몸뚱이를 수고롭게 하여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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