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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삼살인(曾參殺人)
(권영출 칼럼)
기사입력  2017/04/06 [18:19] 최종편집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증삼살인(曾參殺人)

 

공자의 제자 중에 효행으로 이름 높은 증삼(曾參)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증삼과 동명이인(同名異人)인 사람이 살인을 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증삼이 살인한 걸로 오해를 하게 되었고, 한 사람이 증삼의 어머니에게 뛰어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증삼의 어머니는, "내 아들은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니야" 하고는 태연히 베틀에서 계속 배를 짜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또 한 사람이 달려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해도 아들을 믿는 증삼의 어머니는 여전히 베를 짜는 것이었다. 그런데 조금 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증삼의 어머니는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고, 놀란 증삼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황급히 내려와 담을 넘어 도망갔다는 고사 성어가 증삼살인(曾參殺人)’이다.

 

증삼이 도학군자(道學君子)라는 것을 굳게 믿는 어머니이지만, 세 사람이 같은 말을 되풀이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 고사 성어는 동명이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사회의 거짓뉴스는 우연이 아니라 의도성을 갖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피해가 무서운 것이다.

 

329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짜와 진짜 뉴스를 정확하게 구별해낸 응답자는 겨우 1.8%라고 했다. 이 자료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가짜와 진짜 뉴스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가짜 뉴스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엄청 생산될 것이다. 결국 증삼살인과 같은 사건이 얼마나 많이 일어날 것인지 염려스럽다.

 

지난 2008년 광우병과 관련된 괴담이 유행하면서 미국산 쇠고기는 먹으면 죽는 고기정도로 인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재개된 지 8년만인 2016년에 호주산을 제치고 수입 소고기 1위에 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이없고 황당한 집단 최면에 빠진 것 같다.

 

그러나 가짜 뉴스가 곰팡이처럼 번질 수 있었던 생태환경을 만든 일차적 책임이 정부에 있었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의 국가가 ‘20개월 혹은 30개월 미만이라는 수입허용 범위를 정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수입 조건을 제한을 하지 않는 등 미국과의 굴욕적 협상이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척추를 제외했지만, 우리는 척추를 포함시켰었다. 이러한 사실이 불필요한 유언비어와 괴담이 횡횡하게 된 배경을 제공한 면이 있다.

 

그럴지라도 이런 기회를 통해 반정부 운동의 촉발제로 괴담을 활용하고 가공하여 퍼뜨리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 그 당시 우리가 경험했던 막연한 집단 공포는 예상을 뛰어넘는 메가톤급이었기 때문이다.

 

지옥으로 인도하는 길은 선의(善意)로 가득 차 있다라는 서양 속담도 있다. 선의에 근거한 합리적 의심은 일견 좋은 것이고 스스로를 위로할지 모르지만, 자기 양심을 속일 수는 없다. 안희정 지사가 최근 선의(善意)로 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가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했는지 보았다. 그 선의라는 것이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지옥으로 국가를 인도했기 때문이다.

 

아마 선동가들 역시 정의라는 이름, 선의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괴담을 생산할 것이다. ‘정의, 선의라는 명분을 업고 있기에 당당한 어조로 양지로 나온다. 그뿐 아니라 비슷한 생각이나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 모아서 집단화시키는 전략을 잘 사용한다. ‘한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수백 만 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동조자가 많아지면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진실이 될 수 있고, 거짓으로 판명된다 해도 그들은 손해될 것이 없다.

 

일부 악독한 선동가들은 혼란과 무질서, 상호 불신 그리고 원망과 저주가 넘쳐나는 현상을 행동 목표로 삼고, 우리 사회를 지옥으로 인도하려고 한다. 그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평화를 입에 달고 살지만, 결코 사회가 안정되어 평온을 유지하는 것을 싫어하며, 폭동이나 광란의 무질서로 변할 때 열광한다. 그런 경향의 사람들이 집회 때, 은밀하게 각종 폭력도구를 준비하여 의도적으로 상대를 자극하는 폭력 행위를 촉발시키려 한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도 이런 시도를 하려고 하다가, 일반 시민들에게 제재를 당하는 것이 언론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들은 목표는 우리 사회의 혼란과 무질서이다. 가짜 뉴스만큼이나 이런 무리들을 구별할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은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들다’, ‘세 사람이 말을 하면 없던 호랑이도 있다고 믿게 된다.’라는 뜻이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많았던 거 같다. 오죽하면 이런 고사 성어가 나왔을까? 여러 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거짓말이라도 진실처럼 믿음을 갖게 되는 법이니, 부디 말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언비어와 괴담을 퍼뜨리는 자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남의 글을 퍼 나르는 작업을 멈추고, 가짜 뉴스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양가죽을 뒤집어 쓴 늑대를 분별하는 눈이 필요하며, 누가 정말로 이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자인지 볼 수 있어야 한다.

 

권영출 본지 회장

재창간 2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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