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사업지기의 공동육아사업 ‘로뎀나무’ 소개
처음 로뎀 나무를 알게 된 것은 저희 둘째 아이가 2살이 막 되었을 무렵이었어요. 동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아파트 지하공간으로 몇몇 친구들이 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따라 들어갔더니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들과 꽤 넓직한 공간이 있었어요.
지하실 특유의 서늘한 공기와 조금 덜 된 청소로 낡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지만 그래도 어린 영아들이 놀기에는 놀이터보다 더 나은 환경이었어요.
다른 아가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그 당시 로뎀나무는 첫 지원을 받았고, 청소나 관리를 할 주체가 딱히 없어서 조금은 방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기 엄마들이 조금씩 청소도 도우며 감사한 마음으로 공간을 잘 활용하였어요.
그렇게 매일 매일 로뎀나무로 출근을 하다 보니 친해진 다른 아가엄마들과 함께 다과를 하기도 하고, 바리스타 출신 회원의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며 힐링타임을 가지기도 했어요.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계속 있었어요. 2년차가 되자 부모 없이 놀러오는 초등학생들이 늘기 시작하고, 청소를 해야 할 양은 늘고, 관리주체는 더욱 모호해지면서 아기엄마들은 지쳐가기 시작했어요. 청소상태는 더욱 안 좋아졌고, 환경이 안 좋아지다 보니 아기엄마들이 오기를 꺼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청소는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되었죠.
그런데 우리 둘째는 그곳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어린이집이 끝나면 로뎀나무로 출근을 하다시피하다 보니 그냥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3년 차에는 제가 관리를 전담으로 맡기 시작했어요. 관리의 주체가 정해지자 청소도 자주 하게 되고, 청소가 잘 되자 마치 자연스럽게 떠났던 철새들이 다시 돌아오듯 아기 엄마들도 오기 시작했어요. 3년차 시작할 때 회원수가 13명이던 곳이, 성인 36명, 아동 46명으로 늘어났어요.
그렇게 사람이 모이다보니 매주 목요일엔 “커피모임”을 하기도 하고, “아빠와 함께하는 줄팽이 대회”와 “아빠와 함께 가는 바다 탐험대 로토넛” 등의 행사를 하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즐거워했어요.
그리고 모든 일이 그러하듯 마지막 3년의 지원을 끝으로 한낮의 꿈처럼 로뎀나무도 생기를 잃게 될까봐 너무 걱정이에요. 아무리 모임을 하고, 인력을 모아도 역시 지원이 없으면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이런 주민들을 위한 지원 특히 아이들을 위한 지원은 끊임없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우리처럼 서민들을 위한 임대아파트라면 더욱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3년간 아이들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 기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 로뎀나무에 진심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로뎀나무 마을사업지기
재창간 2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