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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법이 무너지는 사회
(권영출 칼럼)
기사입력  2016/09/26 [16:37] 최종편집   

 

▲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원칙과 법이 무너지는 사회

 

삼국지에 나오는 사자성어 중에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말이 있다. 위나라 사마의가 이끄는 대군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갈량이 아끼는 장수였던 마속이 선봉장으로 나설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그러나 노련한 사마의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거절했으나, “패할 경우 목을 바치겠다고 장담하면서 간청하자 군율에는 두말이 없다라는 말을 하면서 허락한다. 그러나 결국 마속은 패배한다. 그리고 참모들이 목을 베기에는 너무 아까운 장수이니 용서해줄 것을 간청하지만 “‘마속은 정말 아까운 장수이다. 그러나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군율을 저버리는 것은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큰 죄가 된다라고 하면서 군율에 따라 처형한다. 그리고 그 내용 뒤에 제갈량은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마룻바닥에 엎드려 울었다라는 구절이 기록되어 있다. 그 후 긴 세월동안 읍참마속이라는 사자성어는 사사로운 감정보다 법과 원칙을 우선시해야 한다라는 명문(名文)으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1930년대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간디는 나라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7가지 사회악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째 원칙 없는 정치, 둘째 노동 없는 부, 셋째 양심 없는 쾌락, 넷째 인격 없는 교육, 다섯째 도덕 없는 경제, 여섯째 인간성 없는 과학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생 없는 신앙이라고 했다. 지금은 군주나 왕이 다스리는 시대가 아니기에 법과 원칙을 목숨처럼 지킬 수도 있건만, 이런 지도자를 찾기가 더 어려운 것은 무슨 이유인가? 대의(大義)란 눈을 씻고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혈연과 학연, 지연의 끈질긴 뿌리가 너무 깊고 질겨서 정치를 왜곡시키고 무력화시키고 있다. 간디의 말에 따르면 나라가 망해 갈 첫째 징후라고 한다. 행정수반인 대통령에서부터 지방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공평무사한 행정을 통해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법과 원칙 그리고 대의명분이 휴지조각처럼 취급되는 것을 보면서 나라 전체가 속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더군다나 추상(秋霜)같은 법의 권위를 세워야 할 판사와 검사들조차 뇌물과 비리에 연류 될 뿐 아니라, 도덕적 무장해제 수준이라는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2006년 이래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이라는 성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내가 전문가다라고 하면서 여러 명이 선봉장으로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10년이 넘게 공성전을 펼쳤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과거에는 장수(將帥)의 능력과 자질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갈라졌다면, 민주주의 시대에는 장관이나 대통령이 마속처럼 나선다고 해서 승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밥 굶지 않고 잘 살아보자라는 소박한 소망을 안고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거두게 되면서 점차 욕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탐욕이란 과도한 욕심이라는 뜻이며, 자기가 받아야 할 몫(Share) 이상의 것을 바라는 모든 욕심을 가리킨다. 마치 자기만 살겠다고 영양분을 섭취하여 무한대로 성장하는 암세포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우리는 탐욕에 눈이 멀어서 ‘3만불 시대와 문화 선진국이라는 목표를 우습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다. ‘할 수 있다라는 성장 중심주의적 사고에 스스로 매몰되어 자만심에 빠지면서 온갖 돌연변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4세기 유럽의 인구를 1/3이나 죽게 만든, 흑사병처럼 탐욕이라는 페스트균이 사회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 당시 노동자로부터 귀족과 성직자에 이르기까지 흑사병은 가리지 않고 퍼져나갔던 것처럼, 짧은 시간에 우리의 사고가 탐욕을 미덕으로 포장하고, 부자가 되면 모든 것이 미화(美化)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자기계발 서적들은 앞 다투어 부자가 되는 길, 성공하는 길에 대한 테크닉을 쏟아내고 있다.

 

분명히 우리 사회가 실패했음에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읍참마속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눈물을 머금고 탐욕의 목을 쳐서 법과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적어도 노동자끼리는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살고자 하는 두레정신과 상호부조의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으려니 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조를 비롯한 소위 귀족노조들이 벌이는 임금교섭의 행태는 지진의 전조현상처럼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이 자신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며, 자신들이 임금이 올라가는 만큼 그들은 저임금으로 더 고통당할 수 있다는 것을 냉정하게 외면해 버렸다. “억울하면 너희들도 파업하고, 임금 교섭을 통해 받을 만큼 받아라라고 하는 것 같다. 이래서는 희망이 없는 사회가 된다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다. 개인과 국가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한시바삐 탐욕이라는 마속 장군을 읍참마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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