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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가 담을 넘고 있다
기사입력  2016/08/11 [12:22] 최종편집   

 

▲본지 권영출 회장

 

(권영출 칼럼)
구렁이가 담을 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끊고 맺음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슬그머니 얼버무리고 넘어가려는 태도를 빗대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다고 한다. 현재의 사법시험이 계속 존치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국민들의 75%가 동의하고 있으며, 본인의 자녀가 법조인이 되고자 할 때, 로스쿨(21.4%)보다 사법시험(68.8%)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동아일보 2015.5.28.)

 

이 통계에서 놀라운 점은 응답자 중에 고소득층에 속한 부류의 경우 ‘로스쿨’을 원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이것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법사위에 속한 현직 국회의원뿐 아니라, 상당수 국회의원들의 자녀들이 로스쿨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한국사회의 가장 큰 불만 중의 하나인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데 ‘로스쿨’제도가 한 몫을 한다는 피해의식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에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면접과정에서 ‘부모의 직업’을 물어본 사례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이 결국의 ‘그들만의 리그’를 강화시켜주는 현대판 음서제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라고 하면서 입만 열면 국민들의 뜻을 대변한다는 분들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사법시험존치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처럼 모른 척 하고 있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간다면 2017년 사법시험은 완전 폐지되고 말 것이다. 아무래도 그들은 이렇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어떤 제도도 완벽한 것은 없기에 장점과 단점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서도 ‘사법시험’과 ‘로스쿨’의 병행은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가난하고, 잘난 부모를 두지 못한 소위 흙수저로 태어난 죄로 거액(졸업까지 총 지출금액 약 1억 정도)을 지출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유일한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좌절감을 심어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로스쿨 제도 도입 시 약속했던 장학금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주간동아 기사(2014.3.31.)에 의하면, 가난한 학생들에게 폭넓은 장학금 제도를 통해 입학의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고 했지만, 등록금은 3.9% 인상된 반면, 장학금은 평균 1.4% 줄었다고 했다. 예를 들면 건국대의 경우 등록금은 9.8% 인상했지만, 장학금 지급률은 75%에서 40%로 줄었다고 했다. 이렇게 운영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대학이 나오고 있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로스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권력과 경제력이 있는 부모가 아니면 공부조차 시키기 어렵다는 고백이 거짓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주간동아의 위 기사에 의하면 31명의 대법관, 장관, 교수, 의사 등의 자녀가 로스쿨에 다니거나 졸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러한 가문의 자녀들은 로스쿨 졸업 이후에 인턴과 같은 중요한 경력을 쌓는데 특혜를 받을 수 있다고 믿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물론 변호사가 된 이후에 취업이 되지 못해서 고통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변호사는 검증된 엘리트로 취급되고, 한 순간에 고위직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직군이다. 지금도 학연, 지연과 같은 연고주의가 끈끈하게 작동되는 사회풍토에서 ‘특권층’의 자녀들이 특별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국민정서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작년에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모 국회의원들의 자녀에 대한 취업특혜 논란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고시 낭인이 문제가 아니라, ‘변호사 시험 폐인’이 더 심각하다.


사법시험을 없애고 로스쿨로 가야한다는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던 말이 ‘고시 낭인’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스쿨 졸업자 중에 변호사 시험 5회 제안에 걸려서 끝내 떨어지는 소위 ‘변호사 시험 폐인’의 좌절감은 ‘고시 낭인’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이미 사립대 로스쿨의 경우 졸업 때까지 1억 이상의 돈이 든다고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돈스쿨’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지경이다.

 

이렇게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로스쿨을 다녔는데, 끝내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진다면 그 좌절감과 절망감은 엄청날 것이다. 결국 이들에겐 인생 퇴로가 마련되지 못한 길에 접어든 꼴이 되는 것이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총 정원은 2000명이고, 정원의 75%를 합격시킨다는 교육부 방침대로 가면 1500명이 합격하고, 500명은 필연적으로 낙방의 고배를 마시게 되어 있다. 첫해의 500명에 다음 해의 탈락자가 합쳐지면 탈락자의 숫자는 더욱 누적되고 그들이 겪게 될 초조감과 강박 강도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는 겸손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해도, 토양과 전통, 문화가 다른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잘 안착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안이한 발상이다. 황소개구리와 베스가 결국은 우리나라의 민물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으며 일부 외래종 식물이 토종식물을 초토화시킨 사례도 있다. 외국의 제도가 항상 옳았던 것은 아니다. 고작 10년 안팎의 ‘로스쿨’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면, 변호사 시험에 붙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하다 보니, 로스쿨 대상 입시학원이 생기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로스쿨 대학원 입장에서도 합격률이 곧 학교의 명예와 직결되는 만큼, 학사 일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학원으로 직행하는 것을 방조하는 학교도 있다고 했다. 면접 비중이 높아지면서, 각종 힘 있는 자들이 법학대학원 교수를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 청탁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비전문가의 눈에 비치는 부조리한 모순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질 높은 법률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도 ‘로스쿨’측과 ‘사법시험 존치’측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입법의 책임이 있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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