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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민이여, 서울대는 좋은 이웃인가?
(권영출 칼럼)
기사입력  2016/06/24 [18:56] 최종편집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관악구민이여, 서울대는 좋은 이웃인가 ?

 

서울대는 관악산이나 지역주민을 이웃처럼 생각하고 있었을까?

과거 동숭동, 연건동, 공릉동, 수원시 등에 분산되어 있었던 서울대가 1970년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서 관악산 기슭으로 결정되었다는 설은 사실처럼 회자되고 있다. 과거 삼성그룹의 골프장이 있던 곳을 헌납의 형식으로 받아들여서 서울대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해묵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관악구나 관악주민들의 의지나 동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서울대총장이나 교수 그리고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도 아니였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시작된 대학인지라 서울대측에서도 관악구민과 친화적인 관계를 갖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다는 것도 이해된다.

 

관악구라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이질적 존재처럼 살아온 기간이 너무 길었다. 순진한 주민들은 그래도 서울대학교가 이웃이니까 뭔가 공생하려는 의지라도 있지 않을까 먼발치로 바라보면서 짝사랑을 해왔다. 가끔 외국물 먹고 온 지식인이 독일의 하이델베르그 대학을 들먹이며 대학과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등 떠들어 보지만, 서울대는 코웃음만 칠뿐이다. 출발부터가 이렇게 시작되었는데, 독일의 대학이나 미국의 하버드 대학, 중국의 북경대학 이야기를 해봤자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대는 덩치를 키우기 위해 주변 녹지들이 훼손되고 건물은 계속해서 새로 지어지고 있다. 특히 공학관의 경우 건립 당시부터 반사광이 생기는 유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환경단체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밀어붙였다. 환경단체는 거대한 건물의 유리창에서 반사되는 빛이 관악산의 동식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서울대학은 자신들에게 맑은 공기를 선사하는 관악산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공존하려는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여의도 면적의 1/2에 해당하는 거대한 서울대는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로 덮이면서 비가 와도 땅으로 흡수되지 못한 채, 도림천으로 유입되어 범람의 주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때 정화되지 않은 실험실 폐수를 도림천으로 방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었다. 그뿐아니라 커피숍부터 한식, 일식, 중식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 식구뿐 아니라 관악주민들까지 빨아들인다. 마치 저들만의 섬에서 독립된 공화국처럼 살아가는데, 주민들만 혹시나 하고 늘 그곳을 주목하고 있다.

 

관악 에듀벨리 2020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관악구와 서울대가 손잡고 야심차게 내놓았던 에듀벨리(Edu-Valley) 2020 프로젝트를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까요? 2006년에 발표한 이 계획에 따르면, 단기 계획으로는 관악구 내 학생 영재 교육 실시 멘토링사업 확대 노인, 저소득층, 실업자 대상 평생교육 프로그램 확대 실시 초중고교 컨설팅 실시 특기적성교육 및 과학실험 교육 위탁 실시 청소년 겨울방학 공학캠프 추진 등이 진행하기로 했고, 중장기적으로 영어마을 설치 과학전시관을 관악구 학생주민 과학교육센터로 육성, 발전 스포츠, 건강문화센터 건립 창업교육센터 설치 관악구 전 학교 대상 교육컨설팅 환경, 벤처타운 건설 보육센터 설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주했던 사람들이 관악 에듀벨리로 몰려 들어서, 그동안 관악구민들이 기대하고 꿈꾸어왔던 유형무형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공약을 했었다. 신 대학도시가 들어설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지금은 잊혀진 프로젝트가 되어 버렸다.

 

지난주에는 매일경제에서 신림동 고시촌서 제2 저커버거를 키운다는 제목으로 특종이 보도된 적이 있었다. 서울대는 이 프로젝트에 들어갈 예산으로 내부적으로 5년간 100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신림동 고시촌을 10년 내 1000개의 기술 스타트업과 1만 명 이상 임직원이 상주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계획서에 담긴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관악주민들은 사전에 전혀 알지도 못한 채, 뉴스를 통해 화살 쏘듯이 전해 들었을 뿐이다. 이렇게 지역 경제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사전에 교감하거나 공유하고 함께 토론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 이런 식의 일방적인 발표로 지역주민들을 혼란시키는 행위는 변하지 않았다. 가장 후진적이라는 정치도 앞장서서 협치를 외치는 시대인데, 서울대가 주민과의 아름다운 협치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인가 ?

 

서울대는 정말 좋은 이웃인가?

 

중국 남북조 시대의 남조(南朝) 역사서인 남사(南史)에는 송계아(宋季雅)라는 고위 관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정년퇴직을 대비하여 자신이 살 집을 보러 다니다가, 천 백만금을 주고 여승진(呂僧珍)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했다. 백만금 밖에 안 되는 집값을 천 백만금이나 주고 샀다는 말에 여승진이 그 이유를 묻자,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이라! 즉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하였고,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한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것이다! 좋은 이웃과 함께 하려고 집값의 10배를 더 지불한 송계아에게 여승진이 감동했다는 옛날 이야기다. 과연 서울대는 이런 좋은 이웃이라고 할 수 있는가? 최근에는 서울대가 시흥캠퍼스 조성 실시협약을 다음 달 시흥시와 맺기로 했다고 한다. 참 이웃치고는 고약한 이웃이고, 지독히도 이기적인 이웃이다. 서울대와 이웃하고 싶어서 관악구로 이사왔다는 분을 거의 만난 적이 없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만약 과거 삼성그룹이 관악캠퍼스 부지를 국가에 헌납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어떻게 활용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서울대가 있는 것보다는 관악구에 유형·무형으로 훨씬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아마도 세계적인 삼성 실리콘 밸리가 들어섰을 수 도 있다. 나를 욕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서울대가 시흥으로 일부 이전하겠다고 한다면, 차라리 모두 이전해 가라고 권해보면 어떨까?

 

권영출/ 본지 회장

재창간 2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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