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저널

광고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호별보기 로그인 회원가입
컬럼
칼럼
특별연재(지구온난화)
환경
선거일기
의학칼럼
기고
음악칼럼
산행기행
영화칼럼
유종필의관악소리
교육특별연재
신년사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컬럼 > 칼럼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낡은 이념인가, 벌거벗은 이해관계인가?
기사입력  2016/06/09 [16:36] 최종편집   

 

▲ 김대호 소장


(시사칼럼)

낡은 이념인가, 벌거벗은 이해관계인가?

 

한국에서 웬만한 사건사고만 터지면, 실사구시를 건너뛰고 거의 반사적으로 작동하는 프레임이 하나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고장 난 스크린도어 수리 과정에서 사망한 19(97년생) 김 모 군 사건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작동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구의역은 땅 위의 세월호다. 돈을 좇느라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서울메트로는 조직을 쪼개고 또 쪼갰다. 정규직을 줄이기 위해서다......마른 수건 쥐어짜듯 이윤을 추구하니, 위험한 일은 헐값에 부려먹을 수 있는 젊은이들에게 돌아갔다.“ (한겨레신문, 김의겸 칼럼(6.2))

 

대한민국이 극도의 위험 사회가 된 것은 개인과 조직의 안전불감증 탓만이 아니라 효율성과 시장 지배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적 국가 경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늘 새누리당이 있었다.(한겨레신문, 김종구 칼럼(6.2))

 

CBS노컷 뉴스가 심층취재를 통해 밝혔듯이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업체 은성PSD간 계약서(2011)에는 총 소요인력을 125명으로 잡고, 매달 583백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1인당 평균 4664천만 원 꼴이다. (http://m.nocutnews.co.kr/news/4601587)

 

 

20165월 현재 은성PSD 소속 임·직원은 모두 143명이고(계약 인원은 167), 실제 일을 하는 정비공은 50여명이다. 관련 자격증 보유자는 41명인데, 회사의 주축인 서울메트로 출신들의 상당수는 자격증이 없다고 한다. 비정규직 정비공 김 군의 월급은 매달 144만 원 정도이고, 정규직 정비공의 월급은 대략 180~220만 원 정도이기에 이들 50여명의 정비공에게 지급되는 임금 총액은 대략 월 1억 원 정도다. 그나마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긴급 대응을 하는 사람들은 더 적어 보인다. 주간A · B반으로 나눠, 김 군 포함 모두 14명이 전체 98개 역의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업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이러니 21조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부조리(매뉴얼 무시)였다.

 

은성PSD가 계약에 의해 의무적으로 고용하기로 한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은 58명인데, 이들 대부분은 고령이고, 자격증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350~400만원을 받아갔다고 한다. 계약서를 살펴보면 은성PSD는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만든 회사 같지가 않다. 공기업 몸짓 줄이기 차원에서 행한 희망퇴직 수당이다.

 

그래서 외주용역 단가도 후하게 쳐주고, 대신에 은성PSD가 서울메트로 희망(?) 퇴직자들을 의무 고용을 하도록 하고, 정년을 2년 연장해 주는 대신에 임금은 퇴직 전 임금의 60~80%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하는 일에 비해 엄청난 고임금을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노컷뉴스가 이 기사의 부제를 "서울메트로 출신 '철피아'가 임금 대부분 챙겨가는 구조"라고 단 이유이다.

 

요컨대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에 외주용역비를 적게 줘서 21조 원칙이 깨진 것이 아니다.

 

서울메트로가 "마른 수건 쥐어짜듯 이윤을 추구해서위험한 일이 헐값에 부려먹을 수 있는 젊은이들에게 돌아간 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서울메트로 출신 정규직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권리, 이익을 누리려다 보니, 아니 이들의 중간착취 행위와 안전 매뉴얼 무시 행태를 감시·감독하는 장치가 부실해서 21조 원칙도 깨지고, 김 군 등 젊은 사람들은 하는 일에 비해 너무 적은 임금을 받고, 높은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조직을 쪼개고 또 쪼개는 것이 정당하다. 한번 뽑아 놓으면, 무조건 정년 보장해야 하고, 가파른 연공임금 적용 받아, 결과적으로 청년 2~3명 몫을 잡수시는 정규직은 최소화 하는 것이 맞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결사적으로 줄여야 한다. 공공부문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엄청난 고임금을 받는 존재는 배부른 자본(?)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국민의 피를 빠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오듯 하는 이 놈의 프레임의 질긴 생명력의 근원을 잘 모르겠다. 자본과 노동, 돈과 사람의 대립으로 세상을 보게 만드는 낡은 이데올로기 잔재인지, 꽤 많은 구독자 층을 형성하고 있는 공공부문 노조를 무조건 지지 옹호해야 하는 물질적 이해관계 때문인지,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대통령을 과도하게 공격하던 진보 진영에 대한 앙갚음 차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과도하게 공격하는 보수 진영에 대한 맞대응 때문인지 도통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사구시를 건너뛰고 오로지 돈, 이윤, 자본, 효율, 신자유주의, 보수, 새누리당을 얼기설기 엮어서 진실을 호도하는 것은 우리 시대에 반드시 척결해야 할 악 중의 하나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 관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미투데이 미투데이 페이스북 페이스북 요즘 요즘 공감 공감 카카오톡 카카오톡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주간베스트 TOP10
  개인정보취급방침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44길 35 대표전화 : 02-889-4404ㅣ 팩스 : 02-889-5614
Copyright ⓒ 2013 관악저널.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linuxwave.ne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