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형 서거 7주기 봉하마을 추도식
관악바보주막 주관, 관악주민들 봉하마을 방문 묘역 참배
애초에 1대로 계획돼 있던 버스는 모집 1주일도 안 되어 증차되었다. 또 다시 1주일, 만석이 된 후에도 예약 신청이 쇄도했다. 21일 토요일 행사 당일 집결지에는, 다른 단체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버스가 보였다. 어? 이 훈훈한 바람은 뭐지?
그 좋은 바람 타고 우리는 봉하 마을로 간다. 7년 전 5월 23일,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상을 뜨고, 대통령 생전에도 지지자들로 붐볐던 그곳은 서거 7주기를 맞아 추모객들로 더욱 북적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관람 신청을 하고 입장 시간을 받아둔 후, 그분이 자전거를 타고, 또 손주들이 탄 유모차를 자전거에 매달고 달리며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던 그 길을 걸어본다. 오리농법으로 친환경 벼농사를 친히 지으시던 논들을, 친환경 쌀 방앗간을, 즐겨 드시던 국밥을 말아 파는 테마 식당을, 방문객들의 쉼터가 되기를 소망하며 복원한 생가를, 기념품 가게 ‘사람사는세상’을, 친환경 로컬푸드 매장인 ‘봉하 장날’을 꼭 꼭 눈에 새기며. 대통령의 유품과 사진, 기록물과 영상물을 볼 수 있는 ‘추모의 집’을 나오는, 애써 서로 눈길을 피하며 빈 하늘 먼 산을 쳐다보는 방문객들은 눈가가 붉다.
그분이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바짓단이 닳도록 오르내리며 놀았다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봉화산에 올라 산그늘 아래 잠시 머물다 내려온다. 대통령 참배 행사 시간이 됐다. 묘역 입구 삼각 수반 앞에서 모여 헌화대와 그분이 안장돼 있는 너럭바위 앞으로 이동해 묵념을 올렸다.
정의와 사람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인권변호사.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기치 아래 개인의 영달을 버렸던 바보.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을 탄생시킨 히어로.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준 대통령. 농촌마을 가꾸기와 시민민주주의를 연구하던 퇴임 대통령. 그분을 부엉이바위에서 떠민 것은 무엇인가? 지금의 후퇴하는 민주주의와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
5월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공개한다는 대통령 사저를 관람한다. 그분답게 절도 있으면서 품위가 있다. 다시 버스에 오른다. 내년 이날도 또 봉화산에 오를 것이다. 그분이 생을 마감하셨던 부엉이바위를 꼭 들러야 하므로. 그곳에서, 내일도 ‘바보’를 지키기 위한 ‘바보’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야 하므로.
유효진/ 협동조합 관악바보주막
재창간 26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