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차려라...한방에 훅 간다
‘정신 차리자. 한 순간에 훅 간다’라는 말은 새누리당의 백보드 문구에 등장했던 것으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도 ‘가장 공감했던 쓴소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말대로 실현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인데, 현실이 되고 말았다. 선거일 직전까지 종편의 어떤 평론가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을 국민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투표에 참여한 2,443만 명의 유권자들이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이, 여권을 심판하면서 절묘한 3자 구도를 탄생시켰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실력에 전 국민이 놀랐다면, 아마도 정치권 전체가 놀라울 정도로 높아진 국민들의 정치의식에 전율했을 것이다. 얄팍한 꼼수로 쇼를 한다고 해서 과거처럼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고, 지역 연고주의에 더 이상 기댈 수 없다는 것도 보았다.
비록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 되었지만, ‘정신 차려라. 한 순간에 훅 간다’라는 경고를 동시에 주었다. 4월 임시국회에서 과거처럼 비판만 하고, 책임있게 정국을 리드하지 못하고 과거의 구태의연한 행태를 반복했다가는 앞으로 있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절묘한 3당을 만들었음에도 정치공방이나 일삼는다면 국민의당 역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사라질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금의 60대가 과거의 60대와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SNS를 사용하고, 종편을 통해 패널들보다 더 예리한 정치적 감각을 학습한 세대들이다.
이번 선거야 말로, 가히 ‘국민들에 의한 조용한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다’라고 했다면,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에게 던진 준엄한 메시지는 ‘국민이 곧 국가다’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권력이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약간의 동정심이 작동되었지만, 다음 선거에서는 참패를 넘어서 정당이 해체되는 충격도 가능해졌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뿐 아니라, 2년 뒤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심판이 전국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따라서 지역신문은 주민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방의회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