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약속+행동, 진행형의 세월호
세월호 2주기 맞아 추모 및 진상규명 요구 관악주민들 거리집회
겨우내 웅크렸던 생명이 기지개를 켜고 올라오는 4월. 2014년 4월 16일 이후, 우리의 4월은 생명에 대한 감탄이 아니라 참사로 인한 슬픔과 분노로 채워져 있다. 세월호 참사로 304명의 귀중한 생명을 잃은 지 2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슬픔은 깊어지고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간다.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참사로 키운 다양한 원인들이 지목되었다. 선주인 청해진 해운의 관리부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 해경과 해수부의 구조실패, 노후선박의 운행을 가능케 한 제도까지. 그러나 정작 국민의 분노를 키운 것은 진상규명과정에서 부여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의 생명조차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의미를 묻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슬픔과 분노의 한 켠에서 ‘이제 그만하자’며 세월호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중인 희생자가족 앞에서 ‘시체장사’를 운운하고 치킨을 먹으며 조롱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았던지, 이제는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마저 좌초시키려 하고 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미수습자가 있고, 물에 잠긴 세월호도 그대로인데, 진실이 두려운 사람들은 한사코 진실의 인양을 막고 있다.
지난 4월 15일(금) 저녁 세월호 2주기를 맞아 관악구의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거리로 나선 이유이다.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행동 관악주민공동행동’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사회건설이라는 여전히 진행형의 과제를 되새기기 위한 자리였다.
신림역 알라딘 앞에 모인 주민들은 리본달린 노란색 후리지아 꽃을 나누어주며 기억하고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했다. 준비한 400송이의 후리지아가 30분도 되지 않아 동날 정도로 여전히 세월호는 사람들의 기억과 약속을 붙들었고 그렇게 조금씩 인양되고 있었다.
곽충근/ (사)관악주민연대
재창간 2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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