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악구의 ‘현대문화예술강좌’에 거는 기대
관악구 주민들에게 관악구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를 물어보면, 대부분 어물어물 하면서 잘 대답을 못한다. 그러나 관악에 사는 외국인들은 그 질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주저 없이 ‘21세기 웰빙 시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칭찬을 한다. ‘법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라는 말도 있듯이 소중한 것은 자기 스스로 느껴야 더욱 값어치가 높은 법이다.
그밖에도 서울대학교가 관악구에 위치하므로 인해 얻는 특별한 혜택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수들의 강의를 지역주민들에게 거의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관악구청은 이런 일을 꾸준히 해왔는데, 이번에는 특히 구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현대문화예술강좌’를 12회에 걸쳐서 준비했다. 이번 기회에 서울대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에 앉아서 대학시절의 감회도 느껴보고, 수준 높은 강좌를 듣는 경험도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가장 먼저 문화와 예술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언감생심 많은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고, 먼 곳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관악구민들에게는 편하게 이런 기회를 제공받게 되었다. 이번 강좌에는 ‘추상미술과 정치’,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미래주의’ 등 평상시에는 듣기 힘든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쉽다면 예산 관계로 이런 기회가 매우 드물게 기획되어 있다는 점이다. 언젠가 구청 앞마당에서 이런 강좌를 더 많이 개설해 달라는 주민들의 시위가 열렸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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